인천국제공항을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글이 119 안전신고센터에 접수되자 소방 당국과 경찰이 공동으로 대응에 나섰다.

19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5분쯤 "인천공항을 터뜨리러 가겠다"는 내용의 글이 119 신고 시스템에 게시됐다.

작성자는 자신을 "촉법소년"이라고 소개하며 "아이폰은 (디지털) 포렌식도 못 한다"라고 주장했고, 돈을 이체하지 않으면 김포공항까지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취지로 특정 계좌번호를 함께 적었다.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은 소방본부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아 공항 순찰과 검문을 강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순찰과 검문을 강화했다"며 현재까지는 특이 동향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게시글의 명의가 울산 북구에 거주하는 10대 A군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신고와 함께 입력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토대로 A군을 특정했지만, A군은 조사에서 "내가 쓴 글이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신고 시스템은 별도의 본인 인증 절차 없이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글을 올릴 수 있는 구조여서, 경찰은 명의도용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게시글이 올라온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추적하는 한편 A군이 제출한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울산 북부경찰서와 인천소방본부는 현재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명의도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공항 주변에서는 경계가 강화된 상태이며, 경찰과 소방은 추가 위협 여부와 게시글의 진위를 끝까지 확인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