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G파트너스, 조만간 이스타항공 매각 절차 돌입 전망
한화그룹 3남 김동선 힘 실어주기 위해 인수 가능성 제기
유동성 위기 애경그룹, 제주항공 규모 확대 불가피한 상황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이스타항공의 매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국내 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화그룹과 애경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의 매각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2023년 1월 이스타항공 지분 100%를 약 400억원에 인수한 후 유상증자 등 총 1500억원을 투입해 재정 정상화를 추진하고 항공기 확충, 노선 확대, 화물 운송 사업 진출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그 결과 이스타항공의 매출은 2022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하고 영업적자는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올해에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이처럼 이스타항공이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매각설이 제기되자 산업계에서는 인수 후보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항공사 인수설에 자주 거론되는 단골 손님인 한화그룹과 제주항공의 규모 확장을 노리는 애경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먼저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을 품에 안으며 항공, 레저, 숙박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은 사례를 들어 한화그룹 역시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항공사가 매물로 나오면 항상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 중 하나다. 비록 이러한 주장에 대해선 아직까지 뚜렷한 근거가 부족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항공업계에 기존 항공사뿐 아니라 전혀 다른 산업군의 기업들까지 속속 진출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스타항공이 매물로 나온다면 한화그룹을 비롯한 유력 대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애경그룹의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애경그룹은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해 애경산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애경그룹이 애경산업을 매각하게 된다면 우선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애경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현금 주요 창출원인 제주항공의 규모를 키워 덩치를 키워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양사의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 간 통합이 예고된 만큼 제주항공 역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규모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매물로 나오게 되면 제주항공이 인수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제주항공은 과거 이스타항공 인수를 시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다시 한 번 인수전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해 논의된 바는 없다"며 "최근 안전사고 여파와 점유율 하락 등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인수전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최근 불거진 매각설과 관련해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출처 : 매일일보(http://www.m-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