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이 북미 노선 취항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빈 자리를 노린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계기로 대형항공사(FSC)가 취항하던 미국, 캐나다 등 장거리 노선에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파라타항공 등이 도전장을 내밀며 북미 노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주기된 티웨이항공 항공기 위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 뉴스1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7월 12일 인천-캐나다 벤쿠버 정기편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이번 벤쿠버 취항은 티웨이항공의 북미 지역 첫 진출이다.


이로써 티웨이항공은 2022년 인천-호주 시드니 취항으로 중·장거리 노선 운항에 진출을 시작한 이후 2024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와 2024년 8월 대한항공으로부터 받은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을 넘어 북미 지역까지 중·장거리 취항지를 다각화했다.

에어프레미아는 7월 2일 인천-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미주 노선을 4개로 늘렸다.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8개의 정기 노선 중 절반인 4개의 미주 노선을 정기 운항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로스앤젤레스(LA) ▲뉴욕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에 정기편을 띄우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2022년 10월 국적사 중 세 번째이자 31년 만에 LA 노선 신규 취항으로 LCC 중 가장 먼저 미주 노선에 도전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여객과 더불어 화물 분야까지 미주 노선 하늘길을 넓히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아마존 에어카고와 인터라인(노선 연계 운항) 계약을 통해 호놀룰루에서 미국 본토까지 화물을 운송하는 항공편 운항을 시작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인천-호놀룰루 구간을 담당하고 이후 아마존 에어카고가 호놀룰루에서 미국 주요 도시까지 운송하는 방식이다.

이번 계약으로 에어프레미아는 인천-호놀룰루 구간을 담당하고 이후 아마존 에어카고가 호놀룰루에서 미국 본토 주요 도시까지 화물을 운송한다. 해당 루트는 ‘알로하 익스프레스’라고 명명됐으며, 지난 7월9일부터 신규 운항을 시작했다.


파라타항공(옛 플라이강원) 역시 오는 2026년 미주 노선 취항을 목표로 운항 준비를 하고 있다. 파라타항공은 오는 27일 1호기로 LA, 벤쿠버까지 직항 운항할 수 있는 중·장거리용 A330 기종을 도입할 예정이다. 

LCC들의 북미 노선 취항 확대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양사 합병 과정에서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운수권, 슬롯(항공기 이·착륙 횟수)을 이관하게 돼 LCC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마련됐다.

특히 LCC들은 북미 노선 등 중·장거리 노선에서 꾸준한 수요와 수익성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고 많은 승객이 탑승해도 운임이 낮아 ‘박리다매’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반면 중·장거리 노선은 상대적으로 승객 1명당 항공운임이 높고 미국, 캐나다 등의 경우 한국을 오가는 교민 수요가 꾸준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자료를 살펴보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에도 미국 노선을 오간 승객은 전년 131만6577명 대비 32.6% 감소한 88만7594명이었지만 국가별 여객 수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교민 등 꾸준한 수요가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관광객 중심의 인기 노선으로 분류되는 일본의 경우 2021년 14만8363명으로 전년 222만1006명 대비 93.3% 급감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미주 노선의 경우 교민 등 수요가 꾸준하고 단거리 노선 대비 승객당 항공권 가격이 높아 수익성 확대를 바라볼 수 있다”며 “기존 LCC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북미 등 중·장거리 노선에서 기존 FSC 보다 저렴하면서도 각사의 특색을 살린 서비스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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