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케이 A320 항공기. /사진=에어로케이

수 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국토교통부로부터 특별 안전 점검을 받은 에어로케이가 올해는 자본잠식을 탈피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주회사의 자금 수혈과 공격적으로 확대해온 기재·노선을 통한 본격적인 수익 창출로 확실한 재무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간의 경영성과 등을 감안할 때 회사측의 주장대로 800억원대 규모의 자본잠식을 단시간에 벗어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다만 올해 1분기부터 에어로케이 국제선 여객 실적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8일 에어로케이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805억원에 달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를 넘어선 상태로, 회계상 기업 존속 자체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에어로케이의 자본총계는 지난 2021년 -109억원, 2022년 -236억원, 2023년 -325억원 등으로 해마다 악화해왔다.

 

에어로케이의 자본잠식 상태가 장기화하자 국토부는 최근 에어로케이에 대해 4일간의 특별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지난 2023년 에어로케이에 재무구조개선 명령을 내린 후 2년이 지났지만 재무 상황이 나아지긴커녕 오히려 악화했으며, 재무 건전성 악화가 항공기 안전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항공사업법에 따라 국토부 장관은 50% 이상의 부분 자본잠식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거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항공사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부분 자본잠식은 자기자본이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 완전 자본잠식은 자기자본이 바닥난 상태를 의미한다.

 

국토부는 정비 여건 등 운항 안전과 관련해 에어로케이 등 저비용항공사(LCC)를 상대로 특별 점검을 실시했으며 추후 개선 사항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본잠식 상태가 신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에는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소 가능성도 거론된다.

 

에어로케이 측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모회사 자금력과 수익 기반 확충으로 올해 안에 자본잠식 해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초기에 항공기 도입이 많이 늘고 신규 노선 취항도 갑작스럽게 많아지다 보니 초기 투자 비용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2023년 오사카 취항 때부터 자본 잠식 문제가 두드러졌다"며 "올해도 항공기 2대가 추가로 들어와 총 9대가 되고 히로시마·기타큐슈·가고시마 등 노선도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주사와 이야기 나눈 바에 따르면 올해 안에는 무조건 자본 잠식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주사에 자금력이 있고 자신감 있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염려 안 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에어로케이의 실질적인 최대주주는 대명화학으로, 대명화학그룹 계열사 디에이피(DAP)가 에어로케이홀딩스 지분 64.04%를 소유하고, 에어로케이홀딩스는 에어로케이항공을 100% 지배하고 있다. 대명화학은 상장사 코웰패션 지분도 50% 가까이 들고 있다.

 

디에이피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4월 세 차례에 걸쳐 에어로케이홀딩스에 총 285억원을 대여하며 자금 지원에 나섰다. 디에이피는 당시 "종속회사의 원활한 사업진행을 위한 운영자금 대여"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자금 유입 덕에 디에이피 분기보고서 기준 올해 1분기 말 에어로케이의 자본총계는 -4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본잠식 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대명화학의 단기금융상품을 더한 현금성 자산은 311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디에이피는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10억원 등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도 에어로케이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 이용객 증가도 실적 개선의 또 다른 동력으로 보고 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지난해 청주국제공항 연간 이용객은 458만명으로 1년 전보다 23.9% 늘어 개항 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며 "앞으로도 청주를 거점으로 노선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에어로케이 국제선 실적을 보면 여객수 31만명·운임매출 50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국제선 여객수 86만명·운임매출 1131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3년 연간 국제선 여객수 18만명·운임매출 239억원은 1분기 만으로 단숨에 넘어섰다.

 

에어로케이는 현재 7대의 항공기로 청주에서 14개 노선을 운영 중이며 올해 연말까지 4~5개 신규노선 취항을 예정하고 있다. 오는 15일쯤에는 국제선 취항 2년 만에 누적 탑승객 30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오는 4분기 항공기 2대를 추가 도입해 웨이하이, 옌타이, 오키나와, 나트랑, 세부, 마카오 등지로 하늘길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