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이 3년 연속 정보보호 예산을 확대하며 보안 투자에 꾸준히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정보기술(IT) 인프라 내 정보보호 예산 비중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사이버 위협 대응이 기업 신뢰도에 직결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보안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보호 공시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11억원이다. 이는 전년(7억8000만원) 대비 41%가량 늘어난 규모다.

에어부산은 2022년부터 정보보호 예산과 비중 모두 해마다 늘려가고 있다. 최근 3년간 에어부산의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2022년 4억9000만원 ▲2023년 7억8000만원 ▲2024년 1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정보기술(IT) 부문 투자액도 점진적으로 늘었다. 에어부산은 2022년 146억원을 IT 인프라에 투자했고 2023년에는 152억원, 2024년에는 171억원으로 해마다 규모를 키웠다.

이에 따라 IT 예산 중 정보보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3.4% ▲2023년 5.1% ▲2024년 6.4%로 상승했다. 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쟁사와 비교해 보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전체 IT 투자액 317억원 중 10억원(3.2%)을, 진에어는 206억원 중 7억원(3.4%)을 정보보호에 투입했다.

두 항공사 모두 에어부산보다 IT 투자 총액은 크지만, 정보보호 예산과 비중은 에어부산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에어부산의 정보보호 확대 기조는 수익성과는 별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에어부산의 매출은 1조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63억원으로 8.4% 감소했다. 수익성 둔화 국면에도 불구하고 정보보호 예산은 오히려 확대된 셈이다.

항공사는 기본적으로 탑승객 정보 외에도 여권·신분증 번호, 결제 정보, 출입국 이력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처리하는 산업이다.

특히 국제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는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법 등 다양한 국가의 법률을 동시에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강력한 보안 체계는 선택이 아닌 의무로 꼽힌다.

정보보호가 미흡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과징금은 물론 항공 안전과 고객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최근 항공업계 전반에서 보안 투자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기존 시스템 고도화와 시스템 개발·재구축 등을 통해 정보보안과 IT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