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 ‘빅2’ 신흥 강자로 부상한 대명소노그룹과 타이어뱅크가 추가 항공사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업계는 이스타항공을 차기 인수 대상 1순위로 꼽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이후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 LCC까지 준비중인 가운데, 기존 LCC들이 ‘몸집 키우기’에 나서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명소노·타이어뱅크 ‘신흥 강자’로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은 이번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받으며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확보했다. 대명소노그룹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예림당과 특수관계인으로부터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25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로써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지분 54.79%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한편 타이어뱅크그룹은 지난달 자회사인 AP홀딩스를 통해 에어프레미아 지분 70% 이상을 확보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AP홀딩스는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인 JC파트너스·소노인터내셔널 측 지분 22%를 1194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양 그룹의 항공업 진출로 국내 LCC 시장의 경쟁 구도가 크게 바뀌었다. 대명소노그룹은 중·단거리 노선 특화 전략을, 타이어뱅크는 장거리 프리미엄 노선 중심의 에어프레미아를 통해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구축했다.

◇진에어 통합으로 촉발된 ‘규모 전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에 따라 ‘통합 진에어’는 내년 말 탄생할 것으로 점쳐진다. 통합 진에어는 항공기 58대 규모로 제주항공(41대)을 제치고 국내 LCC 시장 1위로 올라설 예정이다.

이달부터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직원들이 상호 간의 직원우대 항공권 구입이 가능해지는 등 통합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은 2027년 본격 운영을 목표로 터미널 재배치, 기재 운용 효율화 등 전방위적인 사전 정비 중이다.

이같은 메가 LCC 출범으로 기존 항공사들의 생존 전략은 ‘규모의 경제’ 확보로 집중되고 있다.

◇이스타항공, 차기 인수 타깃 1순위

업계는 VIG파트너스가 소유한 이스타항공이 조기 매각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23년 1월 VIG파트너스에 보유 지분 100%를 양도하며 재운항을 시작했다.

지난 2021년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파산 위기에 몰렸던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4년 만에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고, 항공기 추가 도입 및 신규 취항 노선 확장으로 올해 연간 흑자전환까지 속도를 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하반기까지 B737-8 항공기를 5대 추가 도입하며 국적 LCC 중 최저 기령 기단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내년까지 총 12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총 27대로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는 추후 대명소노그룹과 타이어뱅크 모두 이스타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대명소노그룹의 경우 티웨이항공 인수 당시 에어프레미아도 함께 합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나 타이어뱅크에 넘어간 만큼, 이스타항공을 통해 규모 확장을 염두에 둘 가능성이 높다.

제주항공도 과거 이스타항공 인수를 검토한 적이 있어 재도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사모펀드들이 투자자로 항공사에 들어가 있는데, 언젠가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며 인수합병 기회에 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 진에어의 등장으로 중소 LCC들이 홀로 버티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추가 인수합병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