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공식적으로 당선된 가운데 5월 내세웠던 항공 관련 공약 이행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항공·방위산업의 신성장동력화를 위해 MRO(정비·보수·수리) 산업 경쟁력 강화와 거점화 계획을 제시한 것이 눈길을 끈다. 

MRO는 항공기 안전 운항과 성능 유지를 위한 기체, 부품, 엔진 등의 정비를 통칭하는 단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경남 사천을 군용기·부품 제조 중심, 인천은 해외 복합 MRO 중심지로 각각 특화해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두 지역의 역할 분담을 통해 국내외 항공기 정비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산업 생태계를 고도화 할 방침이다.

인천·사천 공항 MRO 핵심으로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항공기동(棟)에서 직원들이 FA-50과 수리온 헬기의 나사를 조이고 전자기기를 설치하는 등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출처=한국항공우주산업

이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뿐만 아니라 사천 군공항 발전을 공약으로 품는다. 원래 군공항으로 쓰이고 있던 사천 공항은 군용기와 항공 부품 제조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수행 중이었다. 이 대통령은 군용기 정비와 부품 국산화 등 고부가가치 MRO 산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도 사천을 ‘중정비·군수’ 분야의 MRO 클러스터로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 2017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항공 MRO 사업자로 지정하고, KAI 자회사인 한국항공서비스(KAEMS)를 설립하도록 지정했다.

이에 따라 KAEMS는 2019년부터 국내 민간항공기 기체 중정비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산업단지 조성과 병행해 부품 정비, 성능 개량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경남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항공 MRO 전문인력 양성 사업도 정기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KAEMS)의 제주항공 민항기 MRO 현장 전경. 사진=KAI
국토부는 지난 2021년에도 ‘MRO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라 현재 사천 공항은 기체 중정비와 군수 MRO에 특화하고 인천은 해외 복합 MRO 업체 유치에 집중하는 지역별 특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내년 2월 조성이 마무리 되는 인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에는 국내 전문 MRO 업체들이 입주해 항공정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국내 MRO 시장은 지난 2022년 약 2조3000억원 규모로 세계 시장의 2% 정도였으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산업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따라왔었다.

국토부는 첨단복합항공단지가 내년 조성되면 국내 MRO 산업과 인천공항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티웨이항공 인천국제공항 정비시설 조감도.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성과도 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028년 LCC 최초로 항공기 정비시설을 인천에서 본격적으로 운영해 국내 항공기 정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지난 1월 E급(약 350석 규모) 항공기 1대 및 C급(약 190석 규모) 항공기 4대를 동시에 정비 가능한 2베이(Bay) 규모의 격납고를 구축할 계획을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약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운영 후 10년간 건설·설비 투자에 따른 약 4784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 30년간 국내정비 확대를 통한 약 1826억원의 항공정비 국부유출 방지효과가 예상돼 항공정비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인천시는 미래 항공산업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2025∼2029년 항공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지난 4월 마련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국내 최초의 LCC 항공기 정비시설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게 됐다"며 “특히 국내 LCC 항공사들의 높은 해외 정비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장기적으로는 항공정비 역량 강화에 기반한 해외 정비수요 유치를 통해 향후 지속 성장 예정인 글로벌 항공기 MRO 시장에서 인천공항의 브랜드 확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F-21 넘는 군용기 개발 할 것… KAI "블록 2 개발 일환"

이 대통령은 방산 분야에서는 KF-21 보라매에 이은 차세대 군용기를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항공·방위·우주산업은 부가가치가 높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첨단 미래산업의 대표적인 핵심 산업"이라며 "KF-21 후속 차세대 전투기와 독자 기술 기반의 항공기 엔진을 개발해 자주국방을 실현하겠다"고 내걸었다.

KF-21 보라매는 한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 중인 블록1에 해당하는 전투기로서 현재 KAI가 개발 막바지 테스트에 착수한 상태다. 블록1는 주로 공대공 전투에 집중하며, 일부 제한적 공대지 임무를 수행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19일 사천기지에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시험비행을 함께 했다고 공군이 밝혔다. 사진=대한민국 공군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9년부터 블록2 전투기가 제작 예정으로 공대공·공대지·공대함 임무를 모두 수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록3는 5.5세대급 전투기로 진화해 스텔스, 네트워크전, 인공지능(AI) 융합 등 첨단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KAI 측은 KF-21이 아직 완성되거나 보급, 상용화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차기 군용기를 자신있게 언급하긴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했다.

KAI 관계자는 "차세대 전투기에 대한 구체적인 경황을 말하기보단 KF-21은 현재 시범 테스트 중이고 블록 1과 향후 블록 2,3까지 발전을 시켜나가야하는 과정인데 그에 대한 일환으로 말한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며 "사천 공항은 자회사 KAEMS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s://www.econov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