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업계가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재발하는 코로나19 확산과 일본의 지진 발생 우려에 따른 승객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중국 노선 확장을 본격화하고 일본 노선의 높은 여행 수요에 여객 수익성을 기대하는 가운데 여행 심리가 위축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세워져 있다. / 뉴스1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4월 이후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월 31일부터 5월 4일까지 중국 내 주요 병원 응급실, 외래환자들의 코로나19 양성률은 7.5%에서 16.2%로 치솟았다. 4월 한 달간 중국 내 확진 사례는 16만8507건으로 확인됐다.


홍콩에서도 최근 4주간 코로나19 감염 사망자가 30명에 달해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태국도 코로나19 확진자가 5월 11~17일간 3만3030명으로 전주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아시아 지역 내 코로나19 확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홍콩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발생이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도 예년 양상을 고려하면 여름철 유행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지진 우려에 대한 공포심도 커지고 있다. 일본 지진 우려는 2011년 3월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을 예언한 만화 ‘내가 본 미래’ 완전판의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시작됐다. 만화에는 오는 7월 대재앙이 온다는 내용이 담겼다.

홍콩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현실로 받아들였다. ‘7월 대재앙설’에 홍콩인들의 일본 여행 수요가 줄어 항공편이 감축되기도 했다. 홍콩 그레이터베이항공은 5월 12일부터 오는 10월 25일까지 홍콩-일본 센다이 항공편을 주 4편에서 주 3편으로, 홍콩-일본 도쿠시마 노선을 주 3편에서 주 2편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는 풍수지리를 믿는 홍콩인들의 특성이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됐다.

일본 정부 역시 지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일본 정부 지진 조사위원회는 올해 1월 향후 30년 이내 규모 8~9의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80% 수준으로 제시했다. 일본은 규슈 미야자키현 앞 해역인 휴가나다에서 규모 9.0 강진을 일으키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발생하면 사망자 29만8000여명, 경제 피해 규모 최대 292조3000억엔(2800조원)으로 추산했다. 중일 중국대사관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지진 피해 주의 당부’ 안내문을 내고 일본 여행, 유학에 신중한 선택을 권고하기도 했다.


국내 항공업계는 현재 감편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다만 이러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더욱 커지거나 현실화될 경우 국내 항공업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항공업계가 최근 중국 노선 확대, 일본 노선 인기로 여객 증대에 나서는 상황에서 여행객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하계 일정부터 인천-중국 푸저우 노선을 기준 주 3회에서 4회로 늘린다. 아시아나항공은 5월 1일부터 인천-중국 옌지·창춘 노선을 주 6회에서 각각 8회, 9회로 증편했다. 인천-중국 다롄 노선도 주 7회에서 10회로 증편해 운항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LC) 역시 중국 노선 확대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5월 20일부터 제주-중국 시안 노선 재운항을 시작했다. 인천-중국 하이웨이 노선의 경우 4월 27일 주 7회에서 주 9회로 늘렸으며 오는 7월 1일에는 주 10회로 재차 증편한다.

항공업계의 최근 중국 노선 증편은 중국이 2024년 11월부터 한시적으로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30일까지 허용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중국을 오간 누적 여객 수는 486만1360명으로 전년 동기 393만7614명 대비 2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기 노선인 일본의 경우 812만9233명에서 893만9363명으로 10% 늘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중국, 일본 지역에 번지는 우려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지 않으며 이와 관련한 여객 동향에 특이사항이 없다”며 “다만 일본 지진 등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상황을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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