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탈퇴와 타 항공사의 얼라이언스 가입이 요원, 한국 국적사들이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된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총 25곳이다. ITA항공이 내년 가입 예정이며 아시아나항공이 2026년 10월 빠질 예정으로 정원의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이 스카이팀의 창립 멤버이자 주력으로 굳건하지만 일각에선 스타얼라이언스의 명성, 혜택 등을 못내 아쉬워하는 눈치다. 여기에는 최근 항공사들이 신규 지역 취항을 늘리기보단 동맹사 간 코드쉐어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항공사 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의 대표 이미지. 출처=아시아나항공

최초, 최대 규모 항공동맹…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합병하며 탈퇴

스타얼라이언스는 1997년 5월 결성된 최초의 항공동맹이다. 루프트한자 그룹, 싱가포르항공, 전일본공수 등이 속해있으며 규모상 가장 큰 얼라이언스다.

특히 넓은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코드쉐어 항공편들과 유럽, 북미 등에서 환승 시간이 촉박한 승객을 위해 항공편의 연결 시간을 모니터링하고 승객과 수화물을 문제없이 경유 편으로 탑승하도록 하는 커넥션 서비스는 승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해외에서는 골드 트랙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2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싱가포르항공 카운터에서 스타얼라이언스 골드 회원들을 위한 특별 게이트가 열려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아시아나항공도 ▲스타얼라이언스 항공편 이용 대기 예약 우선권 부여(실버) ▲대기 탑승 우선권 부여(실버) ▲수하물 우선 처리(골드) ▲무료 추가 수하물 허용(골드) 등의 혜택을 제공 중이다.

다만 까다로운 가입 조건을 가진 탓에 '텃세'를 부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스타얼라이언스 필수 가입 조건은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정회원 자격 ▲자체 상용 고객우대 프로그램(마일리지 프로그램) 보유 ▲글로벌 네트워크 및 운항 규모 ▲서비스 및 운영 표준 충족 ▲기존 회원사와의 네트워크 시너지 등을 갖춰야 비로소 심사 조건을 준다.

또 항공사고 이력, 항공기 평균 기령 등 안전도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며 가입 이후에도 연간 수십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회원비처럼 납부해야 한다고 알려졌다.


이탈리아 대표 항공사 ITA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에 합류한다. 사진=ITA항공
기존 항공사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도 험난하다. 앞서 4월부터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 절차를 밟고 있는 ITA항공(이탈리아 국항)의 경우 스타얼라이언스의 핵심인 루프트한자 그룹에 올해 초 편입하며 이러한 절차를 한결 편히 헤쳐 나갈 수 있었다.

당시 테오 파나지오툴리아스 스타얼라이언스 최고경영자(CEO)는 "2026년 초, ITA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로 정식 합류될 예정이다. 최고 경영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ITA항공에 대한 회원사들의 강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스타얼라이언스는 이탈리아의 관문 역할을 하는 ITA항공의 합류를 통해 전 세계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여행객들에게 더 최적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출신·적자 야속한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최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원월드 라운지 오픈행사에서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리본 커팅식을 거행하고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LCC 위주로 남게되는 한국 국적사들은 얼라이언스로부터 당분간 거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스타얼라이언스뿐만 아니라 타 항공동맹도 LCC엔 높은 벽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속한 스카이팀과 북미, 유럽 위주로 활동 중인 원월드도 아메리칸 에어라인, 브리티시 에어라인, 캐세이퍼시픽 항공 등 FSC 위주로 이뤄져 있어 LCC 위주인 한국 국적사들의 가입이 요원하다. 과거 에어 베를린이 원월드에 가입했던 것이 LCC의 유일한 얼라이언스 가입 사례다.

지난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스타얼라이언스 가입을 내세웠었고 정부가 LCC의 항공동맹 가입을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으나 구체적인 지원 계획 등이 세워진 게 없을뿐더러 곧 대선을 앞두고 있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


티웨이항공이 유럽 장거리 노선의 안전 운항 강화를 위한 점검을 실시했다. 사진=티웨이항공
상황이 조금 더 나은 건 티웨이항공이다. LCC이지만 40대의 기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유럽 노선도 취항 1년을 맞았다. 캐나다도 곧 들어가 북미 노선 개척도 파란불이 켜졌다. 국내선 노선도 가지고 있어 얼라이언스 가입 조건에도 조금 더 부합하는 면도 있다.

문제는 LCC라는 출신성분과 적자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5일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손실 367억원을 기록해 753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4468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한 매출액과는 대비되는 성적표였다. 지난해 전체적으로도 영업손실을 겪었다.

티웨이항공 측은 이에 대해 지난해 유럽 등 중장거리 신규 노선 확장을 위해 항공기를 도입하고, 부품과 장비 및 인력을 확대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는 유럽 노선의 경우 도착 국가와 출발 국가가 다른 경우가 많아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것이 영업에 유리하다며 마일리지 서비스가 없는 티웨이항공이 유럽에서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단순 영업 흑자로는 항공동맹 가입이 어려운 만큼 장기간 수익을 내야 하는 과제가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에어프레미아 항공기 비행모습. 출처=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도 원월드 가입 루머가 예전부터 있었다. 이전부터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노선을 꾸준히 다녔고 7월에는 호놀룰루도 재취항을 앞둔 상황이다. 다만 국내선 취항 계획이 없고 이제 막 최대 주주 이슈가 해결돼 항공동맹들이 중요시하는 재정 건전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는 미지수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우리도 얼라이언스 가입을 원하나 현재로선 자본 잠식 이슈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제 막 AP홀딩스가 최대 주주가 돼 기존 1대 주주 이슈가 해결된 만큼 얼라이언스는 회사가 훨씬 더 성장한 나중에 가입하는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라대 김광일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항공동맹에 가입하면 환승, 영업, 마케팅 측면에서 항공사들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어 유리하나 얼라이언스에 가입을 하려면 그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조건을 맞춰야 하는 것이 있다"며 "캐세이퍼시픽 항공, 아메리칸 에어라인 항공사가 주축인 원월드도 진입이 만만한 얼라이언스는 절대 아닌 만큼 스타얼라이언스와 원월드가 원하는 조건인 FSC, 국내선 확대, 재정 건전성 등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s://www.econov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