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대명소노그룹 티웨이항공 인수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경영권 이전이 또 연기됐다. 심사 지연 배경으로는 유럽 노선 취항 이후 티웨이항공의 적자 급증이 지목됐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23일 예정됐던 임시 주주총회를 6월 24일로 변경했다. 당초 공정위 승인이 지연에 대비해 6월 9일로 추가 임시주총 일정을 잡았지만, 심사가 단기간 내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 아래 한 달 이상 더 미룬 것이다.

핵심은 티웨이항공의 재무구조 악화다. 지난해 1분기 761억원의 영업이익과 4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 취항이 시작된 2분기부터 적자 전환됐다. 영업손실은 2분기 215억원을 기록한 뒤 4분기에는 609억원까지 늘어났다.

올해 1분기에도 개선되지 못했다. 영업손실이 3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761억원 흑자에서 1116억원 악화됐다. 당기순손실도 44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480억원 흑자 대비 928억원 급락했다. 매출액은 4468억원으로 전년 동기 4429억원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더 악화된 것이다.

 올해 2분기 예상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다. 2분기는 유럽 관광 성수기임에도 티웨이항공의 예상 매출액은 3375억원으로 1분기 4468억원보다 2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손실도 377억원, 당기순손실은 310억원으로 적자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재무악화는 지난해 5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를 시작으로 한 유럽 노선 확대와 직결된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받은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노선을 취항하며 장거리 사업을 본격화했지만,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유럽 노선은 계절에 따른 수요 변동이 크고, 항공 얼라이언스 가입 없이는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의 영향이다.

이 같은 재무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곳이 공정위다. 항공업 경험이 없는 대명소노그룹이 연속 적자 상태의 항공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투자 계획과 소액주주 보호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회사 측에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면서 “항공산업의 공공성을 고려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심사가 16개월 걸린 전례를 고려할 때, 티웨이항공의 심각한 재무악화 문제가 공정위 심사의 핵심 쟁점이 되면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 “특히 유럽 노선 취항 이후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된 가운데 대명소노그룹의 경영 정상화 능력에 대한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6월 24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에서는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을 비롯한 대명소노 측 이사회 후보자 9명을 등기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이 논의된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