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김재창 기자] LS그룹과 한진의 ‘反호반 동맹’이 본격화되고 있다. 두 기업은 경영권을 위협하는 호반그룹에 맞서 지난달 ‘동반성장과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우호지분 교환을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는 지난 16일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대한항공은 이를 인수해 (주)LS주식 38만7635주(전체 주식의 1.2%)로 바꿀 수 있다. 교환사채는 발행기업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차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LS는 지난 2022년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1005억원을 갚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두 기업의 교환사채 발행과 인수를 ‘호반그룹 견제 차원의 동맹’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번 교환사채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은 LS의 자사주 1.2%를 인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넘어갈 경우 의결권이 부활하기 때문에 LS입장에서 유사시 대한항공을 ‘백기사’로 확보하는 카드를 마련한 셈이다. 

향후 호반의 공세가 구체화할 경우 두 기업이 경영권 방어 등에서 협력해 대응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장’을 호반 측에 보낸 것으로도 읽힌다.

앞서 호반건설은 한진칼 지분을 기존 17.44%에서 18.46%로 끌어올렸는데 이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19.96%)과 지분격차는 1.5%p까지 좁혀졌다. 조 회장 측은 델타항공(14.9%), 산업은행(10.58%) 등 우호세력이 있어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재계에서는 호반이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호반그룹은 올해 초 (주)LS 지분도 약 3% 인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호반그룹 계열사 대한전선은 LS전선과 특허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호반이 LS지분을 매입하자 ‘보복성 경영권 위협’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19일 레포트를 통해 “만약 산업은행이 지분을 매각한다 해도 조 회장 우호 지분이 39.54%로 호반그룹과 지분 격차가 여전하다”며 “실질적으로 조 회장 측과 호반그룹 간의 지분 격차가 커 지분경쟁이 촉발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정연승 연구원은 “지분 경쟁을 기대하는 수급이 반영돼 주가가 급등락했지만 현재 보유 중인 지분 구도를 고려하면 지분경쟁 가능성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김재창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