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정부가 지난해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항공안전 혁신 방안'을 내놨다.

'착륙 유도 방위각 시설'을 말하는 로컬라이저가  H빔 철근으로 설치되면서 유사시 피해를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제주국제공항도 다양한 인프라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30일 국내 한공 안전 전반에 대한 개선대책을 담은 '항공안전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항공안전 혁신 방안은 지난해 12월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올해 1월28일 김해공항에서 일어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 등으로 항공기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 

특히 지난해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는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최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로, 당시 항공기가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한 이후 활주로의 끝에 설치된 로컬라이져에 충돌하면서 사고 피해가 상당히 커졌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항공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로컬라이저를 비롯한 활주로에서의 시설이 충분히 안전하게 설치됐는지를 살펴봤고, 그에 따른 개선 대책을 이번에 최종적으로 내놓게 됐다. 

국토부는 먼저 전국 7개 공항의 9개 로컬라이저 시설을 부러지기 쉬운 경량 철골구조로 전면 교체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국토부에 따르면 무안·광주·여수·포항경주 공항은 둔덕과 콘크리트 구조로 로컬라이저가 만들어져 있다. 김해·사천 공항은 로컬라이져가 콘크리트 구조물로 돼 있다. 제주공항은 동서활주로의 동쪽 끝 지점에 H빔 철근 구조로 로컬라이저가 만들어져 있다.  

국토부는 이 중 로컬라이저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간 6개 공항에 대해 전면 교체에 들어간다.

제주공항의 H빔 로컬라이저는 다음달 중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구조분석 결과를 토대로 전면 교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또한 제주공항에 대해 H빔 로컬라이저의 구조분석 결과에 따라 항공기 이탈 방지 시스템인 EMAS(Engineered Materials Arrestor System)도 도입 여부도 결정한다. 

EMAS는 활주로 밖 안전지대에 설치되는 것으로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나게 될 경우 바닥이 부서지면서 항공기의 속도를 줄이는 시스템이다. 

H빔 로컬라이저의 교체 가능 여부가 나오게 되면 그 즉시 EMAS의 도입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EMAS 도입이 확정되면 즉시 설계를 진행해 2027년까지 설치를 완료한다.

무안공항에서의 참사의 원인 중 하나였던 '조류 충돌' 문제에 대한 대책도 강화된다. 

특히 제주국제공항에 '조류탐지레이더'가 설치된다. 이를 토대로 공항 인근에서의 조류 활동을 더욱 면밀하게 감시하고, 탐지된 조류활동을 조기에 관계기관 등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제주공항에서의 조류탐지레이더는 내년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 조류탐지레이더는 제주공항만이 아니라 올해 무안공항을 시작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등에도 순차적으로 도입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외에도 드론 등을 통한 조류 탐지 계획도 갖고 있다. 원거리의 조류는 레이더로 탐지하고, 중거리의 조류는 드론으로, 근거리는 전담인력을 통해 탐지 및 예방활동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제주공항에선 아울러 드론 감시 시스템도 더욱 강화된다. 국토부는 공항 인근에서의 불법 드론 비행을 감시하기 위해 제주공항에 내년까지 감시용 레이더 1기를 추가 설치한다. 제주공항에는 현재 드론 감시를 위해 2대의 레이더와 스캐너 및 카메라 3대가 설치돼 있다. 레이더 추가 설치가 완료되면 모두 3기의 레이더가 공항 주변 드론 비행을 감시하게 된다. 

국토부는 이외에도 전국 공통으로 항공사의 정비 역량 강화와 안전투자 확대 유도, 항공안전 감독 및 관제 역량 강화 등의 대책도 이번에 내놨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여러 개선 과제들을 빠른 시일 내 제도화하고 시행해 항공 안전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겠다"며 "향후 사고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추가 보완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