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허브공항)로 삼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항공(이하 에어로케이)이 국내선 ‘청주∼제주’ 노선을 장기간 운항하지 않고 있다. 사측은 “항공기 중정비 및 국제선 확장 등 사업 계획 변경에 의한 것”이라면서 “5월쯤이면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에어로케이는 그간 청주∼제주 노선에 항공기 1대를 투입해 매일 오전·오후·저녁 각 1편씩 하루 3편 왕복 스케줄(△RF601·602 △RF607·608 △RF613·614)로 비행을 이어왔다.

그러나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11월 21일 자사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국내선 항공기 비운항’ 계획을 밝혔다. 비운항 기간 및 대상 항공편은 지난해 12월 17일∼올해 1월 24일, 청주∼제주 노선 하루 3편 왕복 스케줄 전부다. 에어로케이의 청주∼제주 노선 비운항은 지난 1월 27일까지 연장됐다.

사측은 청주∼제주 국내선 운항 중단에 대해 “사업 계획 변경으로 인해 항공기가 비운항됨을 안내 드립니다. 고객님의 여정에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앞서 지난해 11월께 “청주∼제주 노선을 완전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2월쯤부터 청주∼제주 노선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라면서 “3월쯤이 되면 항공기도 추가 도입될 예정이니 이후에는 문제없이 운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월이 다 지나도록 청주∼제주 노선 비운항은 지속됐다. 에어로케이는 지난달 6일 △1월 28일∼2월 28일 청주∼제주 오전 운항편(RF601·602) 비운항 △1월 29일 및 1월 31일∼2월 28일 오후 운항편(RF607·608) 비운항 △1월 28∼29일 및 1월 31일∼2월 28일 저녁 운항편(RF613·614) 비운항을 추가로 통보했다.

사실상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청주∼제주 운항편은 거의 대부분 운항하지 못한 셈이다.

에어로케이의 청주∼제주 노선 비운항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보유 항공기가 차례로 중정비를 받아야 해서다. 이 때문에 지난 18일에는 △3월 1일 청주∼제주 저녁편 △3월 2일 청주∼제주 오전편 △3월 4∼5일 하루 3편 전부 비운항한다고 안내했다.

여기에 더해 현재 에어로케이의 3월 5∼29일 기간 청주∼제주 노선은 전부 ‘매진’으로 표기돼 있다. 항공기가 넉넉하지 못해 2월 26일 현재까지 3월 운항 스케줄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계스케줄 기간인 3월말부터 10월말까지 청주∼제주 스케줄도 아직까지 오픈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에어로케이는 최근 에어버스의 A320-200(180석) 항공기 1대를 추가로 도입해 총 7대의 항공기 기단을 갖추게 됐다. 다만 연이어 계획된 국제선 신규 취항 일정으로 인해 청주∼제주 노선 복항 시기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하지 못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12월부터 국제선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신규 취항한 국제선은 △인천∼베트남 하노이 △인천∼라오스 팍세 △인천∼대만 가오슝 △인천∼필리핀 클락 △청주∼일본 오비히로·나고야 △청주∼중국 구이양 등이 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3일에는 청주∼이바라키 노선에 주 3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해 오는 3월 4일까지 운항을 하며, 오는 3월 20일과 23일에는 청주∼하나마키 노선 특별 운항이 계획돼 있다.

기존에 운항을 이어오던 청주∼제주 노선은 다른 항공사들이 운항편을 다수 편성해 운항을 이어오고 있어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신 청주국제공항에 부족한 국제선 노선이나 인천국제공항에서 새로운 국제선을 확장하면서 여러 시도를 하는 모습이다.

다만 수요가 많지 않거나 불확실한 국제선에 신규 취항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일장일단(一長一短)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구이양은 2016∼2019년 대한항공이 취항했던 곳으로, 여객 수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19년이다. 당시 인천∼구이양 노선에 연간 448편을 운항해 총 4만6,082명의 여객이 탑승했다. 1편당 평균 이용객은 103명이다. 이는 180석 A320 기재 기준 탑승률이 약 57% 수준이다.

일본 도쿄 북동부에 위치한 이바라키 역시 탑승객이 적기는 매한가지다. 이바라키 노선은 2010년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취항했었으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운항을 중단했다. 이후 2018년 이스타항공이 인천∼이바라키 운항을 재개했으나 당시 연말까지 이용객은 1만7,546명, 1편당 평균 약 122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도 연 2만7,612명이 이용해 1편당 125명 수준을 기록했다. 2019년 9월께는 노재팬이 불어치면서 결국 이스타항공도 단항을 결정했다.

이후 진에어가 2023년 3월 25일∼4월 6일 인천∼이바라키 부정기편 전세기를 띄우고 나섰으나 1편당 평균 약 109명 정도의 승객이 탑승해 저조한 탑승률을 보였다. 사실상 수익성이 저조하거나 적자 노선으로, 현재도 국내 항공사 대부분은 이바라키에 취항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에어로케이는 재차 수요 파악을 위해 청주∼이바라키 노선에 일시적으로 취항하고 나섰다.

청주 지역거점항공사인 에어로케이는 타 항공사들에 비해 취항 시기가 늦은 편이다. 이러한 만큼 타 항공사들이 취항하지 않은 지역 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등 다양한 노선에 시도를 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는 노력에 대해 일부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 일정이 조금 지연되고, 이러한 중에 항공기들 중정비 일정이 계획돼 불가피하게 청주∼제주 노선을 임시로 비운항을 결정하게 됐다”며 “항공기 중정비 일정은 4월말쯤 되면 전부 완료되는 만큼 5월부터는 정상적인 운항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청주∼제주 노선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청주∼제주 노선의 경우 타 항공사들이 많이 취항 중인 곳인 만큼 우리가 운항하던 하루 3편을 줄이더라도 공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청주∼제주 비운항 대신 청주국제공항에 그간 부족했던 국제선을 확장하려 노력 중이다. 앞으로도 청주공항에서 공급을 늘려 지역주민들의 이동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에어로케이는 임시 편성으로 부정기편을 띄운 일본 이바라키 및 오비히로 노선을 정기편으로 전환하기 위해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 타 항공사들이 취항하지 않는 지역으로의 신규 노선이 청주발 정기편으로 편성될 시 새로운 여행지를 경험하려는 여행객이 늘어날 수 있고, 이는 청주공항의 이용객 증가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