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편입 한달 아시아나 임원인사…합병 작업 속도
조원태 "스며드는 과정" 화학적 결합 강조…'CSO 신설' 안전 최우선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다가올 '통합 대한항공'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서로 다른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임직원 다독이기에 공을 들이는 한편, 항공사 본연의 업무인 안전에 대해서는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020560)은 2년간 자회사 체제로 운영되다 2026년 10월 말쯤 대한항공(003490)으로 최종 합병된다.

지난해 12월 12일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공식적인 자회사가 됐지만, 사실상의 합병 작업은 지난 16일 단행된 첫 정기 임원인사부터 시작됐다.

업계 예상과 달리 대한항공은 그간 금호아시아나의 상징이었던 '윙 로고'를 곳곳에서 제거하는 것을 제외하면 초기 인사 파견도 8명의 임직원으로 최소화했다.

이같은 행보는 이번 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직원을 대상으로 배포한 담화문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스스로를 '아시아나항공 회장'이라고 소개한 조 회장은 직원 다독이기에 메시지 대부분을 할애했다.

조 회장은 "통합은 한 회사에 다른 회사가 흡수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라며 "아시아나항공만의 고유한 문화와 자산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사에서 15명의 아시아나항공 임원 인사를 단행했는데, 이 중 13명이 대한항공 출신이었던 만큼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그러자 아시아나항공은 조 회장의 담화문이 배포된 직후 대한항공과 똑같이 상여금의 50% 수준인 기업결합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조 회장은 담화문에서도 "통합까지 이르는 과정, 그리고 통합 이후에 능력과 노력에 따라 공정한 기회와 대가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두 회사가 40여년간 다른 항공사였던 만큼 조 회장도 화학적 결합에 특히 공을 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안전 운항'에 관해서는 빠른 물리적 결합을 예고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기업결합이 마무리된 직후와 올해 신년사에서 "안전은 고객과의 기본적인 약속"이라고 강조해 왔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운항통제시스템부터 공유했다. 일관된 안전 운항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또 이번 임원인사와 동시에 안전보건총괄 겸 오퍼레이션(Operation) 부문 부사장(CSO)을 신설해 대한항공 출신 조성배 신임 부사장을 선임했다. 조 부사장은 기업결합이 마무리된 직후 먼저 아시아나항공에 파견된 인사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도 변화를 이끌어냈다"며 "그간의 경험과 추진력을 통해 빠르게 안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