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항공업계 재편이 가속화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으로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출범 채비가 본격화된다. 양사 계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합쳐지는 ‘통합 저비용항공사(LCC)’의 출범도 준비를 시작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인천국제공항 활주로를 지나고 있다. / 뉴스1
이에 따른 항공업계 재편에 나머지 LCC들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다만 2024년말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참사로 제주항공의 인수합병(M&A) 모색이 무산되고 LCC들의 적극적인 운항 계획 역시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한다. 이 기간 동안 마일리지 통합, 신규 로고 적용 등 물리·화학적 결합을 거친다.

대한항공은 2024년 12월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을 마무리하며 같은달 13일부터 통합 작업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전무 2명, 상무 3명, 부장 3명 등 총 8명을 아시아나항공에 파견하는 인사를 냈다. 이들은 정비·안전·재무·인사 부문 인사들로 구성됐다.

대한항공은 오는 16일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등 추가 인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이사 내정, 사내이사 후보 등 사전 작업을 마쳤다.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이사에는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 송보영 전무가 내정됐다. 또 아시아나항공에 파견된 대한항공 자재·시설 부문 총괄 조성배 전무와 인력관리본부장 강두석 상무가 사내이사 후보에 올랐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날개에 붙여진 아시아나항공 로고 제거 작업에도 들어가면서 화학적 결합을 본격 시작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월 2일 임직원들에게 전한 신년사를 통해 “통합을 이루기까지 아직 남아있는 2년여의 시간을 감안할 때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글로벌 격차는 순식간에 더 벌어질 것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혁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사 융합의 구심점이자 상징이 되도록 올해 CI(기업 이미지)를 새로 선보이겠다고 했다.

올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작업에 따라 통합 LCC 출범 준비도 이뤄질 전망이다. 통합 LCC 출범으로 현재 LCC 1위인 제주항공의 지위가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통합 LCC에 속하는 3사의 항공기 대수는 모두 58대로 현재 제주항공의 41대 보다 많다. 매출액 역시 2023년 연간 기준 통합 LCC가 2조원대로 제주항공(1조724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LCC업계 재편에 앞서 2024년 7월 김이배 대표가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M&A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2024년 12월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나며 M&A 의지가 당분간 꺾일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항공은 안전성, 정시성 강화를 위해 올해 1분기 국내·국제선 1878편을 감축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국토교통부의 강도 높은 안전점검 등으로 경영 보폭을 확대하기 어려워졌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으로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아 장거리 노선 취항에 나서면서 운항 확대에 나서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중 B777-300ER 2대와 A300-200 1대를 추가 도입해 운항 횟수를 더욱 늘릴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유럽 4개 노선의 운항 횟수 확대와 캐나다 벤쿠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국내 호텔·리조트 기업 대명소노그룹의 올해 행보도 주목된다. 대명소노그룹 계열 리조트·호텔 운영사 소노인터내셔널은 2024년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매입해 2대 주주에 오른 바 있다. 티웨이항공 지분은 26.77%를 확보했으며 에어프레미아 지분의 경우 26.95%의 절반가량을 인수했다. 에어프레미아 잔여 지분은 올해 6월 이후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다만 제주항공 참사가 LCC 전반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LCC 재편 역시 올해 속도 조절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