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에어프레미아 차세대 FSC 가능성 높아
티웨이, LCC 최초 격납고 설치...에어프레미아는 대규모 인력 채용


저비용항공사(LCC) 내 굳건한 1위던 제주항공이 무안에서 일어난 여객기 참사로 몸을 웅크리자 경쟁사들은 치고 나갈 준비에 여념이 없다. / 연합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함에 따라 공석이 될 항공업계 2인자 자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1위를 수성하던 제주항공이 무안 여객기 참사로 몸을 웅크리자 경쟁사들은 치고 나갈 준비에 여념이 없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웨이항공은 전통적인 FSC가 갖춰야 할 요건들을 하나씩 확보해나가며 대형화 채비에 나섰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승인 요건으로 유럽 노선 4개를 이관받으며 작년부터 FSC의 전유물이던 유럽 하늘을 오가기 시작했다. 2028년부터는 LCC 최초로 인천국제공항 내 첨단복합항공단지에 정비 시설인 격납고를 운영할 계획이다.

LCC 사업모델이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까닭에 LCC들은 자체적인 정비 시설을 꾸리기보다 항공정비(MRO)를 외주에 맡겨왔다. 그런데 티웨이항공은 장기적인 상황을 고려해 1500억원 규모의 격납고를 짓기로 했다. 최초 3년간은 티웨이항공의 보유 항공기 위주로 정비를 수행하고 4년 차부터는 국내 향공사 우선으로 외주정비를 시행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중장거리 항공사로의 도약 준비를 하는 것이다. 

장거리 노선 고객을 위해 멤버십 제도도 확대 재편했다. 티웨이항공은 6월 구독형 멤버십 '티웨이플러스'에 장거리 노선에 특화된 '프라임'과 '플래티넘' 멤버십을 추가했다. 이는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FSC들이 마일리지 위주의 로열티 전략을 취하고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FSC들의 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에 가입할 가능성도 커졌다. 스타얼라이언스는 1997년 결성된 세계 최대 항공동맹으로 한국에서는 아시아나항공만이 가입해있다. 가입한 항공사들의 마일리지를 서로 교차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큰데, 가입 조건이 까다롭고 연회비가 막대해 실질적으로 FSC 외에는 가입이 힘들다. 최근 스타얼라이언스는 소규모 항공사들이 스타얼라이언스와 제휴할 수 있게하는 '커넥팅 파트너' 제도를 도입했다. 티웨이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 가입에 성공한다면 대외적인 LCC 지위는 탈피하기 쉬워진다. 



티웨이항공 격납고. / 티웨이항공
장거리 노선을 운용하는 LCC는 티웨이항공 뿐만은 아니다. 티웨이항공이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정체성을 바꾸고 있다면, 에어프레미아는 애초 장거리 노선 위주로 출발했다.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같은 정기편을 띄우면서 LCC 처음으로 장거리 위주의 운항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에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노선에서 전체 여객의 11.6%를 차지하는 등 고객 점유율도 커졌다. 향후 대한항공이 독과점 우려를 잠식하기 위해 호놀룰루나 시애틀 등의 노선을 내놓는다면 에어프레미아가 이어 받을 가능성이 크다.

중견항공사로 도약하기 위한 채비도 한창이다. 에어프레미아는 2030년까지 중장거리용 항공기를 20대로 늘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조종사와 승무원 등의 인력도 확충하는 중이다. 최근 에어프레미아는 운항승무원 20명, 신입 부기장과 경력 부기장을 각각 10명씩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3년 말 기준 계약직을 포함한 에어프레미아 임직원은 647명인데, 작년 동안 선발하겠다고 밝힌 인력 수만 140명에 달한다. 전체 임직원의 20%를 뽑겠다고 발표한 셈이다.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준비도 착착이다.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내부적으로 스타얼라이언스 전담 조직을 구성해 항공 동맹 가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한국은 명실상부 ‘메가캐리어(초대형항공사)’를 보유한 항공 선진국을 바라보게 됐다. 대한항공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끊이지 않는 만큼, 경쟁 항공사들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양사 합병에 따라 각사의 자회사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이 통합 절차를 밟게 되면 LCC 업계 재편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들은 더 이상 영세 LCC가 아닌 중대형 항공사로서 제주항공을 추월하게 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LCC들이 새 판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