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제주항공 체크인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운항 안정성 향상을 위해 오는 3월까지 국내선을 포함해 일본·동남아 등 노선의 운항편 약 1900편을 감편한다./사진= 뉴시스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직후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경위와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긴 했지만 사고가 발생한 항공사인 만큼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제주항공 여객수는 4만4813명으로 전날 대비 11.7%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여객수 감소세(5.7%)의 2배가 넘는다.

이는 전주인 지난달 23일 여객수인 4만8114명과 비교해도 6.9%가량 줄어든 수치다.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를 기점으로 연말 여행수요가 폭발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여행 수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현상은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더 심화했다. 전체 여객수 감소세가 사고 첫날 대비 10.8% 감소했는데, 이 중에서도 제주항공 여객수는 3만6896명으로 27.3% 줄었다. 4만명이 채 안 된다. 이에 따라 저비용항공사(LCC)에서 줄곧 여객수 1위를 기록했던 제주항공은 이날 티웨이항공(4만1772명), 진에어(4만1803명)에 여객수를 역전당하기도 했다.

특히 제주항공이 지난 6일부터 오는 3월 29일까지 총 1900편에 달하는 항공편을 줄이기로 하면서 여객수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전체 항공편의 10~15%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재까지 국내선의 경우 △김포-제주 △부산-제주 △청주-제주 △무안-제주 등 4개 노선, 국제선은 △무안-나가사키 △무안-방콕 △무안-코타키나발루 △무안-타이베이 △무안- 장자제 등 5개 노선이 감편 됐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한동안 여객수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원인으로 '버드스트라이크'와 무안국제공항 '로컬라이저'가 지목되고 있긴 하지만 정확한 원인 파악에는 적게는 6개월, 많게는 1년까지 걸릴 수 있어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탄생할 '통합 LCC'와의 경쟁을 준비 중이던 제주항공에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제주항공은 사고 경위와 원인에 관계없이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여객수 감소로 인한 실적 부진을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매출, 실적이 중요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