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하순 후 예약은 세 자릿수..점증할 것”
호주-뉴질랜드 트래블 버블은 급중단 상태
 대만-팔라우 중단후 “무료접종” 겨우 재개

호주와 뉴질랜드 간, 대만과 팔라우 간 트래블버블은 코로나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중단했다 재개했다를 반복하지만, 한국과 북마리아나제도(사이판,티니안,로타 등) 간 트래블버블은 체결 직후 한국의 4차 유행으로 여행자 수가 적지만 양측 간의 변함없는 신뢰를 기반으로 여전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이판 그로토의 한국인 여행자들

▶숫자 적은 건, ‘무의미’가 아닌 ‘시기조절’= 항간에서 몇십명~몇백명 밖에 없어 무의미하다고 지적하지만, 이같은 지적은 본질적 측면과는 거리가 멀다. 누구든 상황이 안좋으면 잠시 멈췄다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가는 것이다. 추석을 전후한 시점 부터 사이판으로 떠나는 예약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 업계와 관광청의 전언이다.

 

다른 트래블버블 사례를 보면, 상황에 맞게 신축적으로 대응하는데, 한국-북마리아나제도 처럼 상호간 신뢰가 꾸준한 곳도 없다.

 

코로나 창궐을 방임·감수하면서 교류하고 있는 ‘여행 자유방임지대’ 유럽은 트래블버블의 전형적인 사례와는 다르기 때문에, 방역모범국들이 비교적 많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세계 3대 트래블버블’ 사례는 ‘위드 코로나’ 시대, 향후 국제관광교류의 방법론을 제시하는 중요한 스탠더드가 될 전망이다.

 

▶호주 귀책 사유에 뉴질랜드 스톱 선언= 호주와 뉴질랜드 간 트래블버블은 호주 때문에 현재 한달째 중단된 상태다. 지난 7월 호주발 뉴질랜드 입국자 중 델타변이가 발생해 중단되고 한달간 추적과 방역을 마치고 재개하려는 순간, 8월 18일 뉴질랜드내 델타변이 확진자 6명이 확인되면서 트래블버블은 고사하고 뉴질랜드 내 한시적 전국봉쇄령이 내려졌다.

 

호주에서 델타변이 확인자가 늘어가는 가운데, 26일 현재 뉴질랜드 국내 봉쇄조치는 완화됐지만, 구미주 서양국가들과는 달리 ‘철벽수비’ 기조를 이어왔던 뉴질랜드가 호주와의 트래블버블을 재개하는 시기는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귀책사유로 중단, 팔라우 무료접종 하면서 조심스런 재개= 대만과 팔라우 간의 트래블버블은 대만내 폭증에 따라 중단됐다가 지난 14일에야 비로소 재개됐다.

 

팔라우 정부는 대만내 사정으로 갑자기 중단시켰지만 경제상황을 고려해 코로나 백신 2000회분을 준비한뒤 재개하기로 했다. 백신을 맞지 않은 대만 여행객들이 도착 당일 팔라우 공항에서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처럼 돌발 상황은 새로운 대책과 협력의 고리를 만들어내고, 이렇게 하는 것이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트래블버블이다.

 

팔라우정부가 대만인 여행객에게 제공하는 여행경비 50달러는 북마리아나제도 주정부가 한국인 여행자에게 제공하는 액수의 15분의1 ~ 30분의1에 불과하다.

 
한국인 후손들이 30~40%를 차지하는 북마리아나제도 티니안섬의 버킷리스트 블로우홀. 파도가 바위구멍 사이로 화산처럼 계속 분출한다.

 

▶사이판의 한국여행자 파격 지원 여전= 지금 사이판, 티니안, 로타 등 북마리아나제도에 가면 한국인의 천국이다. 이방인 중에는 한국인 만 있다. 체류일수에 따라 750~1500달러의 여행비를 준다. 이 제도는 트래블버블 초기에 종료하려 했으나 북마리아나 주정부는 올 연말까지로 확장했다.

 

한국이 4차유행이지만 북마리아나 제도의 코로나는 잡혔다. 한국이 더 위험한데, 사이판 사람들은 한국인들이라면 믿을 수 있다면서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는 것이다.

 

주한 마리아나관광청은 한국의 여행분야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선발대가 다녀간 7월말부터 8월 중순까지는 때마침 한국내 4차 유행이 일어나는 바람에 여행자가 많지 않았지만, 추석연휴를 포함한 9월 하순 이후 사이판행 예약자는 세자릿 수를 기록중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26일 밝혔다.

 

분명한 것은 한국보다 현지가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현지는 주민 3/4 가량이 접종해 집단면역에 임박했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끼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인 여행자의 경우 야외에서 자기들만의 활동에서는 마스크를 당연히 벗어도 되고, 다른 그룹을 만날 경우 수m의 거리만 두면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관광청은 전했다.

 
로타섬 스위밍홀

▶한국 보다 안전한 사이판, 한국인만의 천국= 북마리아나 관광청이 한국인을 위해 마련한 TRIP 프로그램은 최소 2인 이상 여행사 패키지 예약을 통해 북마리아나 제도를 여행하는 모든 여행자를 대상으로 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한시적 제도다.

 

연말까지 계속되며 ▷1회당 미화 300달러 상당의 현지 PCR 검사 비용 전액 지원 ▷8박 이상 여행할 경우 사이판·티니안·로타 각 섬 당 500달러 여행 경비 지원 ▷7박 이하일 경우, 섬 당 250달러 여행비 제공 ▷여행 중 코로나19 확진 시 치료 비용 전액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여행자는 “사이판, 티니안 섬을 그야말로 한국인들만의 천국”이라면서 “인정 많은 현지 주민 외에는 청정자연 속 이방인이라고는 한국인 밖에 없다”고 전했다.

 
사이판 선발대 중 인플루언서 그룹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 징용 당해 일제에 의해 끌려갔다가 귀국하지 못한 한국인들이 티니안 현지인의 사위가 되어 낳은 후손들이 전체 주민의 30~40%가량 되고, 이들중 상당수는 북마리아나제도의 중심지인 사이판으로 이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이판-티니안 섬의 한류열풍은 대단하다. 북마리아나제도 사람들의 한국 사랑은 동남아-남태평양 어느지역 보다 강하고, 특히 블로우홀(해안 바위 구멍을 통해 파도의 화산처럼 계속 분출되는 명소)이 있는 티니안섬 주민들은 한국인 관광객들을 극진히 맞는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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